이효리 텐미닛 제치고 가요대상 차지한 가수가 10년간 앨범 못 낸 이유

2003년을 지낸 이들이라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효리의 '텐미닛'을 모를 수는 없겠지요. 1세대 걸그룹 핑클의 리더로 청순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이효리는 첫 솔로곡 텐미닛으로 하루아침에 대한민국 대표 섹시스타가 되었는데요. 전국이 이효리 열풍에 빠진 그때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한 가수는 따로 있었습니다.


이효리의 절친이자 라이벌, 그리고 이효리를 누르고 대상을 차지했다는 2003년 가요계의 진정한 톱스타를 만나봅시다.

2003년과 2004년 2년 연속 MBC 연말 가요시상식의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가수 이수영입니다. 당시 발라드가 댄스 못지않게 대중적인 사랑을 받긴 했지만 여자솔로가수가 섹시 이미지를 내세우지 않고 오랜 기간 인기를 끄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는데요. 이수영은 여자 발라드 보컬로서 가성 창법을 이용한 독보적인 음색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뮤직비디오 역시 큰 화제가 되면서 "이수영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 스타가 된다"라는 속설이 돌기까지 했는데요. 실제로 배우 조윤희는 'I Believe' 뮤비를 통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케이스이며, 한지혜, 김재원, 신현준, 송지효, 손태영, 고수, 공효진, 신하균, 하지원, 이준기 등이 출연하여 뮤직비디오를 영화 같은 퀄리티로 만들어내기도 했지요.

다만 톱스타로서 대중과 언론의 관심이 너무 집중되었기 때문일까요? 이수영은 꽤 많은 루머에 시달린 스타이기도 한데요. "대기실에서 대변을 봤다더라", "딸기를 매니저가 씻어왔는데 꼭지를 안 따와서 던졌다더라" 등 소위 연예인병에 걸렸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지요. 이에 대해 이수영은 대부분 오해라고 해명했지만 딸기 루머는 일부 사실이라며 사과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한 예능에 출연한 이수영은 "딸기는 매니저가 씻어온 것이 맞다 심야라디오 DJ 할 때 간식으로 먹은 건 맞았다. 그때 매니저 사이트에 짜깁기 돼서 글이 올라온 거다. 나한테 쌓인 게 있었을 것"이라면서 "행여 저에게 오해 있으신 매니저분들 저 지금 벌받고 있으니까 용서해 달라"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과거 이수영이 겪은 루머 가운데 또 한 가지는 바로 절친이었던 이효리와의 갈등설인데요. 연인도 아닌 두 사람은 워낙 가까이 지내다가 급격히 사이가 멀어진 탓에 때아닌 결별설이 돌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꽤  흐른 뒤 이효리는 당시에 대해 "이수영 소속사에서 접근금지령을 내렸다"라며 서운한 심경을 비추기도 했는데요.

당시 이수영의 소속사에서는 자유분방한 이미지의 이효리와 가까이 지내는 것이 이수영의 발라드 이미지에 손상이 갈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수영 몰래 이효리에게 만남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것이지요. 반면 이수영은 그로부터 몇 년 후 "나도 몰랐는데 이효리가 인터뷰하며 얘기하더라. 사장님이 좀 엄격했는데 둘을 엮어서 기사화가 많이 되니 그런 것 같다"라며 자신은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음을 밝혔습니다.

아마 2000년대 최고 라이벌 가수였던 이효리와 이수영의 소속사 간의 견제가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편 이처럼 이효리의 라이벌이자 이효리를 제치고 가요대상까지 받으며 대한민국 최고의 여가수의 자리에 섰던 이수영은 결혼과 동시에 활동이 뜸해져 팬들의 아쉬움을 샀는데요.

최근 슈가맨3에 출연한 이수영은 9집 발매 이후 10년 간 가수활동을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소송도 하고 사기도 당하고 인생의 바닥을 경험했다"라며 "우울증이 너무 심해지다 보니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실제로 이수영은 2006년 소속사 리쿠드를 상대로 1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했는데요. 당시 이수영이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리쿠드 소속사는 전국투어는 하지 않겠다는 초반 계약을 어기고 몰래 전국투어 공연 계약을 맺고 계약금 2억 원을 수령하거나 제대로 된 음반 수익분배를 하지 않는 등 문제를 일으켰고, 이후 합의를 통해 원만히 해결되는 듯하였으나 2008년 다시 11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진행되면서 갈등은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다만 오랜 소송과 재정 문제로 힘든 시기에 이수영은 특별한 선물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지금의 남편이지요. 10살 연상의 회사원인 남편과 이수영은 교회에서 처음 만난 이후 연인으로 발전했고 이수영은 남편과 단 3번째 만남에서 결혼을 결심할 정도로 남편에 대한 확신이 있었는데요. 다만 이수영은 소송과 사기 등에 얽혀 빚이 너무 많았고 자신의 그런 상황이 남편에게까지  피해가 갈까 봐 밀어낼 수밖에 없었지요.

당시 이수영은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리면 죽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으로 실제 차에서 뛰어 구른 적도 있을 정도로 물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는데요.  때문에 혹시나 나쁜 생각을 할까 봐 걱정했던 박경림은 이수영을 자신의 집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박경림의 집에서 생활하던 이수영은 상황이 악화되면서 남편과 이별을 결심하고 연락을 피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밀어내는 이수영에게 끊임없이 다가가 위로를 전했고 결국 이수영은 가장 힘든 순간에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해 주는 남편에게 감동받아 결혼을 결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0월 결혼에 골인한 두 사람은 이듬해 7월 아들을 출산했고, 이후 이수영은 육아맘으로 지내왔지요.

결혼 후 아이를 키워온 10년 동안 이수영은 가수로서의 경력은 단절되었지만 인생의 새로운 행복을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는데요. 어린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면서 고모에게 재정관리를 맡긴 채 경제관념이 없는 채로 지냈던 이수영은 남편을 따라 은행에 가서 재정관리에 대해 배우는 등 똑소리나는 주부로 변신해 스타로서의 삶과는 또 다른 행복을 누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1년 만인 오는 3일 이수영은 새 싱글을 발매하고 가수로서 활동에 복귀합니다. 힘든 시간을 이겨낸 인생의 내공과 더불어 진정한 사랑을 만나고 성장해 진짜 어른이 된 이수영이 보여줄 새로운 음악세계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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