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수다맨 옆 똘망똘망한 소녀의 최근 모습

여자 연예인에게 성형루머는 한 번쯤 겪어야 할 필수적 절차로 인식됩니다. 그때마다 등장하는 것은 연예인들의 과거 모습들인데요.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이 과정에서 성형은 아니더라도 치아교정이나 메이크업 방식의 차이 등으로 굴욕을 겪곤 하지요.

특히 아역출신 배우들의 경우 어린 시절 활동 모습이 흑역사로 회자되기도 하는데요. 20년 넘는 활동기간 동안 흑역사를 찾아볼 수 없어 충격적이라는 23년 차 배우의 과거를 만나봅시다.

7살부터 29살이 된 지금까지 22년간 연기활동을 이어온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박은빈입니다. 1998년 SBS드라마 백야3.98을 통해 아역으로 데뷔한 박은빈은 2001년 드라마 '명성황후'에서 세자빈 역을 맡으면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는데요.

이후 성인 연기자가 되어서까지도 깨끗하고 차분한 이미지 덕분에 '한복이 잘 어울리는' 배우로 꼽히면서 '상도', '무인시대', '왕의여자', '태왕사신기', '천추태후', '선덕여왕' 등 다수 사극에 캐스팅되어 단아한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사극 외에도 남녀노소 모두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박은빈의 대표작을 꼽자면 '개그콘서트'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2002년 11살이던 박은빈은 수다맨 코너의 특집에 일회성으로 출연했다가 반응이 워낙 좋아 3개월간 고정 출연한 바 있습니다. 당시 박은빈은 똘망똘망한 미모에 똑 부러지는 입담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지요.

그 외 창작동요대회나 엠넷 소년소녀 가요백서 등에서 진행을 맡은 경험 외에는 단 한 번도 연기 외적인 일에 눈길을 준 적이 없는 박은빈은 98년 데뷔 이후 매년 2~3작품 이상을 소화하며 다작 배우로 필모를 쌓아왔는데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작품 사이 공백을 가진 해가 바로 2010년 고3 시기입니다.

앞서 2008년 고1 당시 SBS '그것이알고싶다'에 출연한 박은빈은 공부와 연기생활을 병행하는 학생으로 등장해 연기활동 중에도 상위 성적을 유지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해당 방송에서 박은빈은 "공부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거를 못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한쪽은 좀 소홀히 해야겠죠"라며 "그런데 아직은 그렇게 포기하고 싶진 않고요, 둘 다 일단 하고 싶어요"라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지요.

실제로 2009년 천추태후와 선덕여왕 출연 이후 학업에 매진한 박은빈은 서강대 심리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전공하면서 엄친딸의 면모를 보여주었고, 2011년 성인이 된 이후 첫 작품으로 '계백'을 선택했습니다. 아역 꼬리표를 떼기 위해 억지스러운 변신에 도전하는 대신 기존의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이어가면서 보다 성숙한 연기력으로 승부를 본 것인데요.

화제성이 강한 스타가 되기보다 차근차근 성장해가는 배우의 길을 선택한 박은빈은 2014년 드라마 '비밀의문'에서 혜경궁 홍씨를 맡으면서 연기에 깊이가 달라졌다는 호평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박은빈 역시 여러 인터뷰에서 해당 작품에 대해 "캐릭터를 흡수하는 게 정말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고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다"라며 "연기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는 전환점이 되었다"라고 밝힌 바 있지요.

박은빈에게 연기의 전환점이 '비밀의문'이라면 대중들에게 인식의 전환점이 된 작품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jtbc '청춘시대'이지요. 청춘시대에서 박은빈은 이전까지의 청순하고 단아한 세자빈의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음주 가무와 음담패설에 능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화했는데요.

이미지 변신을 위해 과감한 처피뱅에 똑단발을 한 박은빈은 꽃무늬와 레이스가 주를 이루는 독특한 패션 스타일까지 유행시켰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전의 청순한 분위기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해당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해 낸 것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가 되었는데요. 작품 속 박은빈의 캐릭터에 반한 팬들 중 일부는 신인배우인 줄 알았던 박은빈의 정체를 뒤늦게 깨닫고 충격에 빠질 정도였지요.

다만 성공 뒤에는 늘 허무함과 또 다른 도전에 대한 부담이 찾아오기 마련이지요. 박은빈 역시 작품 선택에 대한 부담이 커졌고, 신중하게 고른 작품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스스로를 탓하면서 생각이 복잡해지고 있었는데요. 이런 생각들을 정리하던 중 좀 더 가벼워져야겠다는 생각으로 별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한 작품이 바로 최근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리그'입니다.

스토브리그는 방영 직전까지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매우 낮은 작품이었는데요. 박은빈은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극이 가진 흡입력 자체만을 믿었고 "이제 좀 쉽게 생각해보자"라고 마음먹은 상황에서 처음으로 고민 없이 선택한 것이 해당 작품이었다고 하네요.

생각을 줄이고 마음 가는 대로 선택한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스토브리그는 시청률 20%를 넘으며 흥행 대박을 쳤고 박은빈은 유능하고 열정적인 운영팀장 이세영 역을 완벽하게 그려낸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지요. 특히 섬세한 감정 표현과 정확한 딕션은 시청자들 사이에 "역시 20년 연기 경력답다"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는데요.

박은빈에게 이세영이 인생 캐릭터가 된 것은 20년 넘게 풍파 많은 연예계에서 활동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연기자로서 성장에만 집중한 박은빈의 모습이 작품 속 이세영의 외유내강 캐릭터와 닮은 점이 많아서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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