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치는 손가락에 반했어요" 걸그룹 마음 사로잡은 해커의 정체

전혀 특별하지도 않은 일상의 어느 순간, 갑자기 내 앞의 이성에게 후광이 비치고 상대를 보기만 해도 설레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내 눈에 콩깍지가 쓰여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그 순간이지요.

사랑에 빠져본 이들이라면 "타자치는 손가락이 예뻐서 반했다"라는 오늘 주인공의 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컴퓨터가 맺어준 인연이라는 오늘의 주인공 커플은 바로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지숙과 그의 남자친구 이두희입니다. 여느 연예인들과 다름없이 악플 때문에 고민하던 지숙은 주변 지인을 통해 유능하다는 '해커'를 한 명 소개받았고 조언을 구하기 위해 나간 자리에는 과도하게 차려입은 남성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서울대 출신 천재 해커로 유명한 이두희였지요. 서울대 3학년 재학 시절 학교 전산원 시스템을 해킹해서 서울대 선배 김태희의 사진을 공개한 이두희는 지숙이 찾던 유능한 해커임에는 분명했는데요. 다만 두 사람의 만남은 지숙의 악플러를 잡기 위해 우연히 마련된 자리가 아니라 해커 이두희에 의해 철저하게 계획된 자리였습니다.

이두희는 인터넷을 통해 레인보우의 팬이 편집한 지숙의 사진자료를 보고 랜선으로 먼저 반하게 되었는데요. 이후 주변 연예인 인맥을 총동원해 지숙을 소개해달라고 졸랐고 결국 혼자만의 소개팅 자리를 성사시킨 것이지요. 지숙의 입장에서는 남자친구를 만들기 위해 나선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두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지는 못했는데요.

결국 오프라인 만남 이후 이두희의 짝사랑이 본격 시작되었고 이두희는 지숙이 좋아할 만한 모든 것에 열정을 쏟았습니다. 전동 킥보드를 타자고 불러내거나 사주를 보고 정각마다 이야기 주제를 바꾸기도 했는데요. 주변 지인들이 "장점을 살려서 매력을 어필하라"라고 조언한 것을 바탕으로 큐브를 맞추거나 지숙을 위한 앱을 개발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정작 지숙이 이두희에게 반한 것은 아주 평범한 일상의 순간이었습니다. 지숙은 이두희와 사귀게 된 계기에 대해 "처음엔 너무 별로였다"라며 "결정적으로 컴퓨터 하는 모습이 진짜 멋있다"라고 전했는데요. 이어 "코드를 짤 때 진짜 멋있다. 까만색 스크린에 코드를 치면서 코딩을 하는데, 그 손가락이 너무 예쁘다. 그게 너무 멋있다. 기계를 잘 다루는 분이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갑자기 사람이 달라 보이더라"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이두희에게 컴퓨터를 다루거나 코딩을 하는 모습은 평범한 일상이며 이두희 그 자체입니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꾸며낸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 매력이 발산된 것이지요. 지숙이 반한 이두희의 코딩 실력은 최근 많은 대중들에게도 특별한 매력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코딩 관련 능력을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일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두희는 "코딩을 학업이 아닌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서울대 재학생 가운데 컴퓨터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무료 코딩 교육을 실시했는데요. 당시 이두희의 교육을 받고 농업생명과학대학 재학생이 만든 사이트가 바로 '자소설닷컴'입니다.

이후 입소문을 듣고 수강생이 몰리면서 이두희는 2016년 다니던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코딩 교육을 사업화했는데요. 최근 해당 교육과정을 통해 수강생인 고려대 재학생 4명이 만든 사이트가 바로 '마스크알리미'입니다. 마스크알리미는 주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마스크 재고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인데요.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되고 마스크 수급이 어려워진 요즘 대중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이트이지요. 

앞서 2015년 메르스사태 때도 수강생 중 한 팀이 메르스 웹지도를 만들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요. 당시 해당 사이트에 5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며 이슈가 되자 이전까지 메르스 병원을 감추기 급급했던 정부가 모든 정보를 공개하면서 긍정적인 나비효과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두희의 선한 영향력은 연인인 지숙이 동참하면서 그 효과가 배가되었습니다. 지숙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필요로 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 함께 이겨내요"라는 글과 함께 마스크알리미 바로가기 주소를 게재했는데요. 지숙의 홍보 덕분에 마스크알리미는 포털사이트에서 연일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요.

천재 해커에서 선한 영향력의 대명사로 새로운 별칭을 얻게 된 이두희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나 영감은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지금 나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 여자친구라서 최근에는 여자친구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라고 전했는데요. 이어 "한없이 바르게 산 지숙이에게 내가 부족함이 없는지 계속 돌이켜보게 된다. 지숙이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지요.

이두희의 달달한 멘트는 최근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두 사람의 실제 데이트 장면에서도 이어졌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두 사람은 PC방 데이트를 공개했는데요. 커플석에 앉아 기념 셀카를 찍고 함께 게임을 즐기던 중 이두희는 노트북을 꺼내며 "자신의 일부"라고 소개했고, 이에 지숙이 "그럼 나는 뭐냐"라고 묻자 "나의 전부야"라고 답해 보는 이들의 설렘을 유발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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