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고소영'으로 불리던 여고생이 아동학과 졸업 후 한 일

리얼리티가 대세인 시대라고 하지만 방송을 통해 보이는 연예인의 모습은 그들의 일부일 뿐입니다. 대부분 방송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를 부각시켜 자신의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배우로서 이미지 때문에 소위 망가진 모습을 보여줄 수 없고 늘 정돈된 이미지만을 보이는 스타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유쾌하고 재밌는 캐릭터 때문에 다소 가벼운 이미지로 인식되는 스타들도 있기 마련인데요. 

발랄하고 유쾌한 이미지 덕분에 가려져 있던 이 스타의 과거는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네요.

데뷔 초 '여자 노홍철', '싼티 연예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던 오늘의 주인공은 방송인 김나영입니다. 개그우먼 못지않은 코믹 이미지 때문에 주목받지 못했던 그의 과거는 바로 "춘천 고소영". 춘천이 고향인 김나영은 데뷔 전 배우 고소영을 닮은 미인이라는 뜻으로 춘천 고소영의 줄임말 '춘고'로 불렸는데요. 실제로 학창시절 김나영의 집 앞에는 너무 많은 남학생들이 찾아와 힘들 정도였다고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보아도 굴욕 없는 미모가 돋보이는 김나영은 타고난 미모에 남다른 패션 감각으로 춘천지역의 유명인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김나영은 참고서 살 돈을 받아 춘천에서 문정동으로 원정을 다니며 옷을 사 입던 패셔니스타였지요.

남다른 패션 감각과 끼를 갖춘 김나영이 선택한 전공은 의외입니다. 김나영은 서울여대 아동학과에 입학했는데요. 좋아하는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을 찾아 성적에 맞춰 취업이 잘 될만한 전공을 선택한 것이지요. 다만 대학 입학과 동시에 상경한 김나영은 여전히 끼가 넘치는 미인이었고 당시 유행이던 길거리 캐스팅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압구정동 거리를 걷던 중 김나영은 연예인 제안을 받고 한 기획사에 캐스팅되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획사는 트레이닝을 위한 비용을 연습생이 직접 내도록 요구했고 트레이닝 역시 전문가가 아닌 매니저나 먼저 들어온 선배 연습생이 레슨을 맡는 등 허술한 점이 많았는데요. 해당 기획사에서 김나영은 '장학생'이라는 명목으로 트레이닝 비용을 면제받기는 했으나 워낙 허술한 시스템 때문에 금세 회사를 나왔습니다.

이후 제대로 된 기획사를 만나 Mnet 와이드연예뉴스의 리포터로 방송에 데뷔한 김나영은 2005년 게임채널의 VJ로 활동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MBC게임의 음악프로그램 '밍'의 진행을 맡아 자신만의 통통 튀는 색깔로 인기를 얻은 것인데요. 171cm의 모델 같은 비주얼을 한 김나영이 엉뚱하면서도 과장된 캐릭터를 살려 발랄하게 진행을 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시트콤 '막돼먹은영애씨'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 시작한 김나영은 QTV '순위정하는여자'를 통해 솔직한 입담으로 매력을 발산하며 예능 PD들의 섭외 1순위 패널이 되었습니다. 해당 프로에서 김나영은 성형수술 경험을 털어놓는 등 솔직한 입담을 과시했고 MC를 맡은 이휘재와 티격태격하면서도 재미있는 케미를 보여주어 큰 웃음을 만들었지요.

이후 MBC '놀러와', '우리결혼했어요' 등 공중파 예능에서도 활약을 이어간 김나영은 '싼티이미지', '여자노홍철'이라는 별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김나영의 하이톤 목소리와 몸을 사리지 않는 발랄함은 '싼티'라는 다소 저급한 표현으로 불렸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로 자리 잡았는데요.

코믹한 이미지로만 비치던 김나영은 2013년 엄청난 반전을 일으키며 새로운 이미지로 거듭났습니다. 2013년 3월 프랑스 파이에서 열린 2013 F/W 파리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스트리트 패션으로 패션 매거진 보그 이탈리아판 온라인 사이트 메인에 오른 것이지요. 스트리트 패션으로 보그 이탈리아 메인에 오른 한국인은 김나영이 유일한데다 4일 연속 메인 화면을 한 사람이 장식한 것을 매우 이례적이라 큰 화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데뷔 초부터 워낙 과감한 스타일링을 추구하면서 패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온 김나영이었지만 국내 모델, 배우 그 누구도 해낸 적 없는 일을 가장 먼저 해냈다는 점은 정말 놀라운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김나영은 패션위크를 찾은 포토그래퍼들 사이에서 NY Kim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패셔니스타가 되었고 프랑스 국민디자이너 카스텔바작, 보그편집장 안나 델로 루소, 모델 제니스 디킨스 등 해외 셀럽과도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2013년 패션위크 이후 김나영은 이전까지 코믹한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보다 세련되고 과감한 패셔니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강해졌습니다. 데뷔 10년 만에 패션 브랜드의 뮤즈가 되었고 2014년 패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지요. 당시 김나영은 "패션 화보 제의가 많이 들어온다"면서도 "사실 예능 프로그램은 많이 끊겼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비치기도 했는데요.

예능 캐릭터는 잃었을지 모르나 김나영은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가 되었고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행사와 파티에 참석하는 셀럽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리고 2015년 제주도에서 올린 스몰 웨딩 역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화려한 드레스가 아닌 원피스에 헤어밴드를 착용하고 부케로 자연스러운 멋을 살린 김나영의 웨딩 패션은 많은 예비신부들의 로망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혼 후에도 패션계 셀럽으로, 방송인으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던 김나영은 2017년 12월 유튜브 채널까지 개설하며 자신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대중들에게 보다 친근하게 패션과 뷰티에 관한 정보를 전해주었는데요. 채널 개설 1년여 만에 김나영은 해당 채널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김나영은 2019년 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혼 소식을 전하며 "온전히 믿었던 남편과 신뢰가 깨져서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기에 두 아들과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려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자 워킹맘이 된 김나영은 전과 다름없는 밝은 모습으로, 그리고 전보다 더 힘찬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혼 소식을 전한 후 5개월 만에 복귀한 방송활동이나 유튜브 영상 속 김나영의 모습은 여전히 밝았지만 최근 예능을 통해 고백한 김나영의 속마음은 싱글맘으로서 고충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무렵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인해 걸레질을 하다가 갑자기 돌아가시는 바람에 모성애에 결핍이 많았다는 김나영은 출산과 육아 그리고 이혼까지의 경험에서 친정어머니의 도움과 손길을 받지 못했는데요. 대신 연예계 선배인 가수 양희은이 김나영을 친딸처럼 위로하고 응원했고 이혼 후에도 오랜 시간 입맛이 없어서 먹지 못하는 그에게 집밥을 해주며 다독였다고 하네요.

무엇보다 김나영이 가장 힘든 것은 두 아이에게 아빠의 몫까지 온전한 사랑을 채워주지 못하는 데 대한 미안함일 텐데요. 큰 아들 신우 군과 함께 예능에 출연했을 당시 "가장 좋아하는 건 포도와 엄마 그리고 엄마가 일하러 안 가는 거다"라며 "엄마가 일하러 가면 나는 혼자 있다"라는 아들의 대답을 듣고 눈물짓는 김나영의 모습은 대한민국 엄마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아들을 위해서, 그리고 그런 그를 응원해 주는 많은 팬들의 응원 덕분에 여전히 밝은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나영은 기부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응원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2019년부터 유튜브 수익 전액을 학대아동이나 입양기관 등에 기부했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피해를 겪고 있는 대구 경북 지역 한부모여성 자영업자들의 긴급 생계비를 위해 천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지요.

더불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늘 웃음을 잃지 않고 용감한 워킹맘 김나영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기부금 이상의 응원과 힘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지난 20일부터 방영을 시작한 겟잇뷰티 2020의 고정 진행자로 합류한 김나영의 멋진 활약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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