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 극복하려고 스페인 유학까지 떠난 아나운서 지망생

누구나 자신만의 콤플렉스 하나쯤은 가지고 있죠?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로 성형수술을 하기도 하고 학력에 대한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뒤늦게 학업에 도전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대부분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단점을 보완하거나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콤플렉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장점으로 만들기 위해 유학까지 감행한 용감한 스타가 있습니다. 여자치고는 너무 저음인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다는 주인공은 자신의 목소리와 어울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페인 유학을 결심했지요.

스페인어의 알파벳조차 모르는 상태로 유학을 떠나는 바람에 6개월 동안 거의 벙어리로 살았다는 주인공은 배우 서예지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다소 굵고 낮은 자신의 목소리에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던 서예지는 고3 때 우연히 접한 스페인어에 매력을 느꼈고 특히 저음인 자신의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는 느낌 때문에 스페인 유학을 결심했습니다.

부모님을 졸라 스페인으로 떠나기는 했지만 스페인어 실력이 워낙 부족했던 서예지는 유학 초반 6개월 동안 거의 말을 하지 못하고 지내야 했는데요. 말도 못 하고 들리지도 않는 채로 6개월을 버텨낸 끝에 스페인어가 늘기 시작했고 이후 3년 이상 유학 생활을 잘 해냈습니다.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위치한 한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서예지는 아나운서를 꿈을 키웠습니다. 어린 시절 콤플렉스라고 여기던 목소리를 장점으로 승화시켜 확고한 목표를 세운 셈이지요. 하지만 유학 4년 차에 잠깐 치아교정을 위해 한국에 귀국했다가 인생이 180도로 바뀌는 계기를 맞이했는데요.

교정 치료를 위해 들른 치과에서 한 소속사 대표를 만나 연기자 제의를 받은 것입니다. 스페인 유학 중인 상황인데다 배우의 꿈을 가진 적도 없었던 서예지는 거절했고, 이에 대표는 "일단 3개월만 준비해보고 아니면 말자"라며 그를 설득했지요. 대표의 적극적인 구애 덕분에 연예계 진출을 준비하기 시작한 서예지는 얼마 되지 않아 한 교복 브랜드의 광고에 모델로 섭외되면서 데뷔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서예지의 어머니는 "헛소리하지 말고 스페인으로 돌아가"라며 연예계 활동을 극심하게 반대했는데요. 그러기에는 스튜어디스 출신의 어머니가 너무 우월한 유전자를 물려준 탓에 서예지는 연이어 통신사와 휴대전화 광고 모델로 캐스팅되었습니다. 그리고 시트콤의 거장 김병욱 감독에게 발탁되어 '감자별 2013QR3'로 본격 배우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지요.

얼떨결에 모델 일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연기를 배운 적도 없는 상황에서 김병욱 감독의 제안을 받은 서예지는 캐스팅을 고사하기도 했습니다. 우연히 서예지의 프로필 사진을 본 김병욱이 미팅을 제안해서 만났고 8시간 가까이 대화하면서 서예지의 숨은 매력을 발견한 김병욱 감독이 주연급 배역을 맡겼는데 연기가 처음인 서예지에게는 무척 부담이었지요.

하지만 실제 촬영에서 서예지는 신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능청스럽고 자연스럽게 연기를 잘 해냈습니다. 덕분에 서예지는 연이어 드라마 '야경꾼일지'에 서브 여주로 캐스팅되어 주목받는 신인으로 거듭났습니다.

이후에도 드라마 슈퍼대디열, 라스트, 무림학교, 또!오해영, 화랑과 영화 사도, 비밀, 봉이 김선달 등에 출연한 서예지는 영화와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매년 2~3작품 이상 참여하는 다작 배우로 활약했습니다.

다만 데뷔하자마자 주연급으로 큰 주목을 받은 서예지는 신인시절 받은 스포트라이트에 비해 대박 흥행을 거둔 작품이 없다 보니 늘 '기대되는 배우'로 꼽히는 중고신인의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요.

2017년 드라마 '구해줘'를 통해 역대급 연기를 선보이면서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인 덕분에 더 이상 '기대되는'이 아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해당 작품 속 서예지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를 속이기 위해 신도들 앞에서 방언하는 연기를 선보였는데, 100% 애드리브로 연기했다는 해당 장면은 지금까지도 소름 끼치는 역대급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믿보배로 등극한 이후 서예지는 더욱 활발하게 연기활동을 이어나갔습니다. 드라마 무법변호사를 통해 보다 밝고 유쾌한 캐릭터를 소화했고 영화 기억을만나다에서는 달달한 첫사랑 로맨스를 그려내기도 했지요.

지난해에는 암전, 양자물리학과 개봉을 앞둔 내일의 기억까지 총 3편의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쉬지 않고 일하는 열일배우의 면모를 이어갔는데요. 특히 공포영화인 암전에서는 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를 십분 활용해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공포스럽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열일배우 서예지는 다가오는 20일 첫방송을 앞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촬영에 한창입니다. 해당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배우 김수현은 서예지에 대해 "좋은 목소리를 가진 배우다. 촬영하면서 목소리가 좋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가진 것 같다"라고 칭찬했는데요.

배우가 된 이후에도 "얼굴은 20대인데 목소리가 너무 중후하다"라는 평가 때문에 힘들었다는 서예지. 지금 서예지에게 저음의 목소리는 배우로서 가장 큰 자산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요?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