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초 일진 논란 만들었던 학교2 배우들의 근황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연기자들은 각 방송사에서 선발하는 공채 탤런트 시험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이병헌이나 장동건 등의 스타들 역시 방송국 공채 출신이며 이를 통해 주연급 배역을 맡아 스타급 연기자로 거듭났지요.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연예기획사가 대거 등장했고 그 외 모델 출신, 가수 출신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는 길이 열리면서 2000년대부터는 공채 선발 시스템 자체가 막을 내렸는데요. 대신 신인 연기자들에게 스타 등용문이 된 것은 청소년 드라마와 시트콤입니다. 작품 구성의 특성상 특정 배역에게 분량이 집중되지 않고 많은 배역이 골고루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청소년 드라마와 시트콤은 신인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특히 1999년부터 2000년에 거쳐 방영된 드라마 '학교2'는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해 보이는 역대급 캐스팅이 눈에 띕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갓 데뷔한 신인이었다는 스타들의 모습과 현재 근황까지 만나봅시다.


부상당한 농구부 '이한'
김래원

중학교 시절 촉망받는 농구 신동이었지만 십자인대 부상으로 인해 농구를 그만두면서 학교에서 겉도는 학생 '이한'. 창가에 앉아서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아웃사이더의 모습은 순정만화 속 남자 주인공처럼 보였지요.

실제로 중학교 시절 강릉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했다는 김래원은 이후 아역모델로 활동하면서 연예계에 데뷔했는데요. 1997년 청소년 드라마 '나'를 통해 본격 연기를 시작했고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송혜교의 남친으로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학교2에서 아웃사이더 '이한' 역을 맡으면서 여성 팬들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더니 드라마 '내 사랑 팥쥐'에서는 여주인공 장나라를 짝사랑하는 서브남주로 등장해 남주 김재원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었습니다. 무엇보다 김래원의 인생작은 드라마 '옥탑방고양이'. 이후 로맨틱코미디 물에 자주 출연하던 김래원은 2015년 드라마 '펀치' 이후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았습니다. 현재는 올 하반기 방영 예정인 드라마 '루카'의 촬영에 열중이라고 하네요.


모범생 '유신화'

기태영

성격도 좋고, 공부도 잘하고, 친구까지 돕는 사기캐릭터 '유신화' 역을 맡은 기태영은 모범생의 이미지와 딱 맞는 깔끔한 이미지로 남녀노소 모두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앞서 기태영은 어린이 드라마인 '지구용사 벡터맨'에서 이글 역을 맡아 열연하기도 했는데요. 학교2를 통해 만들어진 모범생 이미지 덕분인지 2000년에는 드라마 '카이스트'에서도 모범 대학생 역을 맡았고 이후에도 주로 가족 드라마에서 활약했습니다.

특히 2009년 출연한 드라마 '인연만들기'에서는 상대역이었던 배우 유진과 실제 연인으로 발전했고 현재는 유진의 남편이자 두 딸의 다정한 아빠로도 유명합니다. 지난해 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딸'을 통해 오랜만에 복귀에 성공한 기태영은 육아에 전념하면서 차기작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의리 있는 반장 '윤지민'

김민주

반장이면서 영화부 부장인 '윤지민' 역의 김민주는 짧은 커트 헤어스타일에 리더십 있는 여학생 역으로 인상 깊은 캐릭터를 선보였습니다.

데뷔작 학교2 이후 꾸준히 필모를 쌓아갔는데, 2007년에는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야무지고 똑소리 나는 내과 의사 역으로, 2008년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는 하정우의 동거녀로 등장하는 등 다양한 배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배우로서 입지를 다져나갔습니다.

그러던 중 2010년 19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드라마 제작자 송병준과 결혼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2015년 이혼한 뒤 지난해에는 이혼 4년 만인 2018년 재혼한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영화 '뷰티풀 보이스'를 통해 복귀했습니다. 앞으로 더 활발한 행보를 기대합니다.


얼음공주 '김정연'

추소영

성적은 최상위권에 친구들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해결사인데다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는 얼음공주 캐릭터를 맡은 추소영. 모델 출신으로 단역배우를 겸하던 추소영에게 학교2는 정식 데뷔작이면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고마운 작품이지요.

이후 추소영은 2003년 예능프로 '천생연분'을 통해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다만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던 탓에 주연급 연기자로 발돋움하지 못했고 이에 대해 추소영 역시 "10년간 연기했는데 예능인인 줄 안다"라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지난 2016년 11월 추소영은 연극배우 겸 사업가인 김진용과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4년여의 열애 끝에 부부의 연을 맺은 이후 추소영은 현재 방송활동은 잠시 쉬고 있으며 SNS를 통해 공개한 일상에서는 고양이와 함께하거나 베이킹과 라이딩 등 취미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학생회장 '이성제'

재희

부모님께 버림받고 고아원에 살고 있으면서도 기죽지 않는 전교 학생회장 역의 재희. 앞서 1997년 드라마 '산'을 통해 감우성 아역으로 데뷔한 재희는 해당 작품을 통해 성인 연기자로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드라마 '쾌걸춘향'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는데요. 연이어 출연한 작품들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아쉬운 성적을 안고 군에 입대했고 당시 힘든 상황을 이해해 준 연인과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다만 복귀와 동시에 결혼과 출산 등 사생활로 이슈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던 재희는 결혼식을 생략한 채 조용히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리고 2012년 드라마 '메이퀸'에 출연하면서 결혼 사실이 전해졌는데, 아내와 아들을 공개한 이후 오히려 주말드라마 등에서 활약하며 더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부장 아들 '박흥수'
김흥수

반마다 한 명씩 있는 분위기 메이커 역을 맡은 김흥수는 삐죽삐죽 뻗친 헤어스타일과 발랄한 이미지가 잘 어울려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사랑받았습니다.

학교2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김흥수는 앞서 모델계에서 주목받는 루키였는데요. 연기자로서 성공적인 출발을 한 김흥수는 2000년대 초중반 예능프로 '천생연분' 등을 통해 발랄한 이미지로 사랑받았고 덕분에 각종 시트콤과 드라마에서 감초 역할을 맡아 활약했습니다.

다만 워낙 밝고 까불거리는 이미지가 강했던 탓에 보다 폭넓은 배역을 맡지 못해 슬럼프를 겪었던 김흥수는 군 제대 이후 어렵게 드라마 '야경꾼일지'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일일드라마 '우아한 모녀'의 주인공을 맡아 열연하면서 주부들 사이 아이돌로 거듭났지요.


어리바리 '배유미'

고호경

어리바리하고 순진한 성격의 배유미 역을 맡은 고호경은 엉뚱하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와 본래의 이미지가 잘 맞아떨어져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1996년 광고모델로 데뷔한 이후 각종 드라마와 시트콤 등을 통해 연기경험을 쌓아가던 고호경은 영화 '조용한 가족'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 대중들에게 눈도장을 찍었습니다. 이후 학교2에 출연할 당시 1집 앨범을 발매하며 가수활동도 병행했는데요.

특히 2001년경 활동한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라는 노래가 흥행 대박을 치면서 연기자로서도 가수로서도 크게 성공했습니다. 다만 현재는 방송과 연기 활동을 중단한 채 SNS를 통해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일진 '신혜원'

김민희

부잣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랐지만 고1 때 왕따를 당한 이후,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일진이 된 신혜원. 이 역할에 김민희 배우만큼 어울리는 연기자가 또 있을까요? 연기를 너무 잘한 덕분에 실제로 일진 출신일 거라는 루머까지 있었다지요.

일진 출신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고등학교 때부터 패션에 남다른 관심이 있었던 김민희는 고1 때 친구들과 이대 앞 옷가게에서 길거리 캐스팅 당하면서 잡지 모델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학교2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순식간에 스타의 반열에 올랐는데요.

2000년대 초반에는 각종 CF와 드라마를 섭렵하며 N세대를 대표하는 스타가 되었고, 2006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굿바이솔로' 이후에는 본격 배우로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를 통해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는 이후 영화 '화차', '아가씨' 등에서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연기를 선보였지요. 다만 홍상수 감독과의 인정받을 수 없는 불륜관계로 인해 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김민희 꼬봉 '장세진'

하지원

일진 무리 사이에서 혜원의 꼬봉이었으나 혜원이 일진에서 탈퇴한 후 오히려 자신이 혜원을 괴롭히는 '장세진'. 하지원 역시 날카로운 눈매와 차가운 이미지 덕분에 김민희 못지않은 싱크로율 높은 일진 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후 하지원은 영화 '가위'와 '폰' 등 공포물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덕분에 '호러퀸'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했는데요. 2002년 영화 '색즉시공'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2003년 드라마 '다모'까지 연이어 대박을 치면서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이후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 '황진이', '시크릿가든'과 영화 '1번가의 기적'과 '해운대'까지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들며 흥행퀸으로 활약하던 하지원. 최근 성적이 살짝 부진하긴 하지만 여전히 '믿고보는배우'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황태자 '한태훈'

심지호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모범생이지만 자신이 잘난 것을 아는 도도한 성격 때문에 친구들 사이에서 '황태자'라는 비아냥을 듣는 인물. 차갑고 시크한 이미지와 배우 심지호의 샤프한 외모는 지금 봐도 찰떡 캐스팅이네요.

훈훈한 외모에 츤데레 매력이 있는 역을 맡은 덕분에 데뷔작부터 큰 사랑을 받은 심지호는 예능프로 '출발드림팀'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 역시 얻게 되었습니다. 다만 일일드라마나 시트콤 등을 통해 성장한 때문인지 미니시리즈의 주연급 배역을 맡는 스타가 되지는 못했고 2013년 결혼한 이후 3년 정도 공백기를 갖기도 했지요.

현재는 20% 이상 시청률을 기록하는 일일극의 황태자이면서 육아와 살림에 만랩인 다정한 아빠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해 활약 중입니다.


당찬 전입생 '김연진'

이요원

김민희가 전학 간 이후 등장한 전입생 '김연진' 역의 이요원은 하지원이 일진 생활을 청산하도록 만들어 주는 고마운 친구로 등장합니다. 몸이 약해서 요양을 하다 왔다는 설정과 당찬 성격의 이미지가 참 잘 어울렸지요.

모델 출신인 이요원은 영화 '남자의향기'에서 명세빈의 아역을 맡으며 데뷔했고 이후 드라마 '학교2', '꼭지'와 영화 '주유소습격사건'등을 통해 떠오르는 신인 연기자로 주목받았습니다. 다만 2002년 다소 일찍 결혼하면서  공백을 가졌는데요.

2005년 드라마 '패션70s'로 복귀한 이후 '외과의사 봉달희', '선덕여왕', '49일', '황금의제국' 등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세 아이의 엄마라고는 믿기지 않는 동안 미모를 자랑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입니다.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