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섹시퀸이라고?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상 2회 수상에 빛나는 그녀의 필모

가수 출신의 배우는 셀 수없이 많고, 배우가 발매한 OST 곡이 음원 순위 1위를 차지합니다. 최근 가수와 배우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는데요. 다만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배우 활동을 하는 것에는 제약이 많았습니다. 때문에 연기자로 전향한 이후에는 가요계와는 담을 쌓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90년대 가요계의 섹시퀸 자리를 차지한 오늘의 주인공 역시 가수이면서 배우인 아티스트입니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가수와 배우로서 모두 성공한 것은 물론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동을 병행했다는 점이지요.

'한국의 마돈나', '최고의 섹시퀸'이라는 수식어가 찰떡같이 어울리는 주인공은 가수이자 배우인 아티스트 엄정화입니다. 9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던 스타이니만큼 대중들에게 댄스가수의 이미지가 강한데요. 특히 최근에 '탑골가요' 등 90년대 후반 가요 순위프로의 영상 다시보기가 열풍을 일으키면서 섹시가수 엄정화를 다시 떠올리는 이들이 많아졌습니다.

MBC합창단 출신의 엄정화는 24살의 나이에 첫 솔로앨범을 내면서 가요계에 데뷔했는데, 당시 청순한 이미지가 대세이던 가요계에 섹시한 콘셉트를 잡아 주목받았습니다. 이때 엄정화에게 데뷔곡 '눈동자'를 만들어주고 섹시 콘셉트까지 잡아준 이가 바로 신해철.

신해철의 안목으로 가요계의 떠오르는 신인이 된 엄정화는 2집 '슬픈기대'에 이어 3집 '배반의장미'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이후 4집 '포이즌'과 '초대', 5집 '몰라' 등을 통해 대한민국 최고 섹시디바로서 자리를 굳혔지요.

실제로 엄정화는 97년부터 2001년까지 꾸준히 연말 가요대상 시상식에서 본상을 수상하는 가수였고 패션과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셀럽이었습니다. 당시 발매한 곡 가운데 발라드곡 '하늘만이 허락한 사랑'이나 '페스티벌' 같은 곡들은 지금 들어도 공감 가는 대중적인 곡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섹시퀸 엄정화의 실제 데뷔는 무대가 아니라 스크린이 먼저였습니다. 엄정화는 1992년 영화 '결혼이야기'에서 단역으로 출연한 이후 1993년 영화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한다'에서 최민수와 호흡을 맞추면서 정식 데뷔했습니다. 해당 작품을 통해 엄정화는 황금촬영상 시상식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이후 가수활동에 집중하던 90년대 후반에는 영화보다는 드라마를 통해 연기활동을 이어갔는데요. 드라마 '폴리스'에서는 이병헌, 김호진 등과 호흡을 맞추며 신세대 스타로 자리 잡았습니다.

1996년에는 무려 56부작 대작 MTV 창사특집극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방영 전부터 기사가 대서특필되기도 했지요. 해당 작품에서 엄정화는 당찬 커리어우먼으로 등장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스타'와 '아름다운죄' 등 꾸준히 연기활동을 이어오던 엄정화는 98년부터 4년 여간 가수활동에 집중하면서 연기 공백기를 가졌는데요.

이후 배우로서 복귀작이 무려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 오랜 연기 공백이 있는 데다 댄스가수로서 이미지가 확고했던 엄정화의 연기 복귀는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요. 소개팅으로 만난 감우성과 사랑에 빠지지만 경제적 조건이 더 좋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연희' 역을 맡아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수위 높은 노출과 정사 장면을 소화한 것은 물론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현실적이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덕분에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차지했습니다.

이어 영화 '싱글즈'에서는 개방적이고 화끈한 성격의 '동미' 역을 맡아 엄정화 특유의 당찬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았지요.

같은 해 엄정화는 드라마 '아내'에서 기존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순정파 역을 맡아 열연했습니다. 기억상실증에 걸린 유동근을 구해 7년간 가족으로 지냈지만 전처인 김희애가 나타나면서 갈등을 겪게 되는 역할이었는데요. 섹시 이미지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지고지순한 캐릭터 역시 완벽 소화해내면서 그해 연말 시상식에서 우수연기상도 수상했습니다.

이후 엄정화는 배우로서 흥행과 연기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스타가 되었습니다. 영화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에서는 밝고 귀여운 캐릭터를 소화했고, 이어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는 숙맥 노총각 황정민과 밀당을 즐기는 도도한 정신과 의사로 변신했습니다.

한동안 로맨틱 코미디 영화에 주로 출연하면서 당찬 커리어우먼의 캐릭터를 선보인 엄정화는 영화 '오로라공주'를 통해 완벽한 연기 변신까지 도전했습니다. 6살 난 딸의 살해 사건과 연관된 5명을 연쇄살인하는 엄마 역을 맡은 것인데요. 엄정화는 자신의 캐스팅을 두고 반신반의하는 방은진 감독을 직접 설득해 배역을 따냈고 완벽한 연기로 캐스팅에 보답했습니다.

그리고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와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등 꾸준히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활약하던 엄정화는 2008년 빅뱅의 탑이 피처링한 곡 DISCO를 발매하면서 가수활동까지 병행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주연급 배우로 성장한 이후에는 가요계와 멀어지는 스타들과 달리 엄정화는 그야말로 가수이자 배우로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셈이지요.

영화 '해운대'를 통해 천만 배우로 등극하기도 한 엄정화는 2012년 영화 '댄싱퀸'에서 결혼 후 뒤늦게 가수의 꿈을 이루는 주부로 열연했는데요. 당시 엄정화는 갑상샘암 진단을 받고 활동을 중단했다가 복귀하는 시기였는데, 힘든 시기를 넘기고 복귀한 당시 상황과 영화 속 설정이 유사해서인지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을 선보였습니다. 해당 작품으로 엄정화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두 번째 최우수상을 수상했지요.

암을 극복하고 복귀한 엄정화는 배우로서 열일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2014년에는 드라마 '마녀의연애'를 통해 19살 연하의 배우 박서준과 달달한 로맨스를 그렸고 2017년에는 드라마 '당신이 너무합니다'에서 50부작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베테랑 연기를 선보였지요.

최근 영화 '오케이마담'의 개봉을 앞두고 엄정화는 오랜만에 예능 나들이에 나섰는데요. 해당 방송을 통해 공개된 엄정화의 다이어트식단이 연일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여배우 엄정화는 여전한 영향력을 과시했습니다. 더불어 데뷔 29년 차의 아티스트 엄정화가 앞으로 보여줄 무대 위, 스크린 속 모습은 여전히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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