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금자씨가 이영애가 아니었다고? 인생 캐릭터 놓친 배우들의 캐스팅 비하인드

신중해도 너무 신중한 배우 원빈은 2010년 영화 아저씨 이후 9년째 차기작을 검토 중에 있는데요. 영화 아저씨에 함께 출연했던 아역배우 김새론이 어엿한 성인 배우로 자리 잡는 동안 수많은 작품들을 거절하기만 했습니다. 실제로 원빈이 거절한 작품 중에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 '그 겨울 바람이 분다', '더킹 투하츠'와 영화 '부산행', '신과함께', '군함도' 등 흥행에 성공한 대박 작품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데요.

원빈처럼 너무 신중해서 혹은 다른 작품을 선택하느라 대박 작품을 몰라보고 캐스팅을 거절한 배우들의 배 아픈 사연은 꽤 많습니다.

영화 '아저씨'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차태식 역의 배우 원빈이 거울을 보고 스스로 머리를 미는 장면이 아닐까 싶은데요. 수많은 패러디를 낳기도 한 이 장면의 주인공이 원빈이 아니었다면 어떨까요? 사실 해당 영화의 연출을 맡은 이정범 감독은 제작 초기만 해도 주인공을 실제로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아저씨의 이미지로 구상했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차태식 역으로 중년 배우 전국환을 0순위로 꼽고 제작을 진행했습니다.

다만 과격한 액션신이 많다 보니 중년 배우가 이를 소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하고 차선책으로 택한 배우가 바로 김명민이었습니다. 김명민은 '아저씨' 시나리오를 받을 당시 영화 '파괴된 사나이'의 제안을 동시에 받은 상황이었는데요. 둘 중 '파괴된 사나이'를 선택한 김명민은 영화 '아저씨'를 포기했습니다.

이후 시나리오는 돌고 돌아 원빈에게로 갔고 원빈을 중심으로 영화의 분위기는 재정비되었는데요. 원빈의 캐스팅 소식에 영화의 투자까지 손쉽게 이루어져 일사천리로 제작된 영화 '아저씨'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600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이며 대박 영화로 등극했습니다. 한편 김명민이 선택한 '파괴된 사나이'는 '아저씨'와 같은 해 개봉해 100만의 관객만 모으고 흥행에 참패하게 되었지요.


영화 '건축학개론' 서연 役

영화 '건축학개론'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과거의 서연 역을 맡은 수지가 아닐까 싶은데요. 아이돌의 이미지가 강했던 수지를 순식간에 첫사랑의 아이콘으로 변신시켜준 고마운 영화이지요. 사실 이 역할은 또 다른 걸그룹 멤버인 소녀시대 서현에게 먼저 제안이 갔는데요. 안타깝게도 당사자인 서현은 사실을 알지도 못한 채 회사 측에서 먼저 배역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현재의 서연 역 역시 처음부터 한가인에게 제안이 간 것은 아니었는데요. 캐스팅 0순위는 하지원이었고 이후 송혜교, 전지현 등에게 줄줄이 퇴짜를 맞아 제작사가 난감해하자 승민 역의 배우 엄태웅이 자신과 친분이 있던 수애를 직접 캐스팅하게 됩니다. 다만 수애가 드라마 '천일의 약속'에 출연하게 되면서 최종적으로 고사하게 되었고 결국 마지막으로 한가인이 낙점된 것이지요.


영화 '써니' 진희 役

영화 써니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영화의 특성상 영화 속 과거 '써니'를 맡은 젊은 배우 7명과 25년 후 현재 '써니'로 분한 성인 배우들이 함께 2인 1역으로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는데요. 과거와 현재의 배우들이 외모부터 성격까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 화제를 모았지요.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강형철 감독은 "캐스팅이 전쟁에 가까웠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영화 '써니'는 제작 기간 중 절반을 캐스팅에 투자했을 만큼 배우들의 캐스팅에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그중 진희 역을 맡은 배우 박진주는 마트에서 로션을 판매하던 중 해당 영화의 오디션을 보게 되었는데요. 캐스팅이 확정된 후 강형철 감독은 박진주에게 "너 이제 로션 그만 팔아도 돼. 네가 큰 회사 애들 다 이겼어"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습니다. 사실 해당 오디션에는 미달이로 유명한 아역 출신 배우 김성은이 비공개 오디션을 보기 위해 시나리오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요. 당시 성형수술을 하는 프로그램에서 제안이 들어왔고 김성은은 영화를 포기하고 성형수술을 택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성은은 해피투게더 4에 출연해 영화 '써니'의 오디션 대신 성형수술을 택했던 것에 대해 때늦은 후회를 했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해운대' 최만식, 최형식 役

천만 영화 '해운대'에서 해양 구조대의 구조 대원 최형식은 희미 역의 강예원을 구하고 바다에 빠지는 모습으로 많은 보는 이들의 눈물을 쏙 뺐는데요. 원래 최형식 역은 배우 이민기가 아닌 이준기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당시 이준기가 해운대에 출연할 것이라는 기사까지 나오기도 했었지만 드라마 '일지매'의 촬영 스케줄로 인해 최종적으로 고사하게 되면서 이민기가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설경구가 맡은 최만식 역 또한 임창정에게 먼저 캐스팅 제의가 갔었는데요. 앞서 '색즉시공', '1번가의 기적' 등에서 임창정과 함께 작업한 윤제균 감독은 최만식 역으로 임창정을 0순위에 두고 임창정의 스케줄에 맞춰 3개월을 기다렸으나 임창정이 먼저 계약한 영화의 제작이 미뤄지면서 스케줄이 맞지 않은 바람에 결국 출연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당시 임창정이 계약했다가 제작이 미뤄진 영화는 결국 투자 문제로 제작이 무산되었다고 하네요.


영화 '올드보이' 이우진 役

영화 '올드보이'의 이우진 역은 원래 최민식의 적극 추천으로 배우 한석규에게 갔는데요. 한석규는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출연을 고사했습니다. 한석규의 출연을 바랐던 최민식은 "당시 한석규가 출연한 영화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슬럼프가 왔던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한석규 이후에도 다소 파격적인 캐릭터 설정 탓에 여러 배우들에게 연이어 퇴짜를 맞은 이우진 역의 시나리오는 결국 유지태의 손에 들어갔고 유지태는 제안을 받은 지 단 반나절만에 흔쾌히 수락했다고 합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금자 役

하얗다 못해 창백해 보이는 이영애의 얼굴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 속 금자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데요. "너나 잘하세요"라는 명대사 역시 이영애의 청아한 목소리가 아니라면 그 의미를 살리지 못했을 듯합니다. 하지만 처음 금자 역에는 이영애가 아닌 배우 고현정이 거론되었다고 하는데요. 당시 고현정은 여배우가 원톱으로 이끌고 가는 영화의 구성에 큰 매력을 느껴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끔찍해지는 금자의 복수 방법에 부담을 느꼈다고 합니다.

결국 두 아이의 엄마로서 잔혹한 복수 장면에 부담을 느낀 고현정은 최종 단계에서 출연을 고사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캐스팅에 난항을 겪던 박찬욱 감독은 앞서 '공동경비구역 JSA'를 통해 호흡을 맞췄던 이영애에게 금자 역을 제안했고 당시 드라마 '대장금'으로 단아한 이미지가 굳어진 이영애는 그 이미지를 단번에 파괴시켜줄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끼고 출연을 확정했습니다. 한편 금자 역을 고사한 고현정은 같은 해 SBS 드라마 '봄날'을 통해 배우로 복귀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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