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한예종 출신 배우의 연기 비결은 보이스피싱?

한예종 10학번 '트로이카'라고 불린 배우들이 있습니다. 2012년 영화 '은교'로 데뷔해 재학 중에 이미 스타가 된 김고은과 그 뒤를 이어 나란히 신인여우상을 휩쓴 이유영과 박소담. 세 사람은 이제 영화계의 기대주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세 사람의 뒤를 이어 새롭게 떠오르는 한예종 10학번 동기가 한 명 더 있는데요. 오랜 시간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드라마로 영역을 넓힌지 단 2년 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배우를 만나봅시다.

한예종 10학번 트로이카와 동기면서 선배인 08학번 정소민과 닮은 꼴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는 주인공은 바로 배우 안은진입니다. 어린 시절 꿈이 '뮤지컬 배우'였던 안은진은 실제로 2012년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통해 데뷔한 이래 오랜 시간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해 왔습니다.

중학생 시절 사춘기를 겪으면서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 등의 고민에 빠져 있던 그때, 안은진은 우연히 학교에서 단체관람을 간 뮤지컬 공연 '밑바닥에서'라는 작품을 보고 "무대에 올라가고 싶다"라는 꿈이 생겼습니다. 고1 때는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반대하는 어머니에게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스스로 잘랐을 정도로 꿈이 확고해졌지요.

이후 안은진은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에 4 대 1이라는 적지 않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고 덕분에 어머니의 허락까지 받아내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길을 준비해나갔습니다. 2주간의 예비학교 프로그램 이수 후 죽기 살기로 입시준비를 했다는 안은진은 10학번 합격자가 되었고 한예종 재학 중에 이미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루었습니다. 

데뷔작 '젊은베르테르의슬픔' 이후, '아리랑 경성26년', '더 넥스트 페이지', '시야플랫폼', '명동로망스' 등을 통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끝에 2014년 '가야십이지곡'에서는 중학교 시절 꿈을 키우게 해준 작품 '밑바닥에서'에 출연한 배우 윤석원 선배와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성공한 덕후'가 되었지요.

2015년에는 졸업작품을 위해 처음으로 연극에 도전하면서 "노래가 없어서 부담이 덜한 것 같다. 좀 더 연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뮤지컬이 아닌 다름 무대에서의 연기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더불어 당시 이미 영화 '은교'와 '차이나타운' 등으로 영화계 주목받는 여배우가 된 김고은에 대해 연기에 대한 조언을 자주 주고받는다며 의리를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드라마와 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동기 김고은의 조언 덕분이었을까요? 안은진은 2018년 웹드라마 '숫자녀 계숙자'와 넷플릭스 '킹덤1'을 통해 카메라 앞에 서기 시작했습니다. 공연과는 또 다른 맛에 빠지게 되었다는 안은진은 이후 꾸준히 오디션에 도전하면서 신인배우의 모습으로 돌아갔지요.

29살의 다소 늦은 나이에 드라마에 데뷔한 안은진은 첫 드라마 '숫자녀 계숙자'에서 서른살 늦깎이 배우지망생 역을 맡아 실제 자신의 상황과 닮은꼴인 극중 배역을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이어 드라마 '라이프'에서는 특별출연으로 짧은 분량 출연하면서도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잘 해냈습니다.

그리고 '킹덤'과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사극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더니 드라마 '빙의'에서는 긍정 에너지를 가진 경찰서의 마스코트 여순경으로 등장해 액션 실력까지 뽐내며 반전매력을 선보였습니다.

이 시기 안은진은 'PD가 사랑한 배우'라는 별칭으로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전작이 끝나기도 전 새로운 작품에 연이어 들어가는 안은진은 2019년 상반기에만 무려 4개 작품에 출연했는데요. 특히 4월에는 OCN '빙의'가 방영되는 중에 KBS 월화드라마 '국민여러분'까지 출연하면서 안은진은 주 4회 시청자들과 만났고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익숙한 연기자'가 되었습니다.

다만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서는 이미 베테랑 배우에 가까운 안은진에게도 드라마 현장의 움직임은 180도 달랐습니다. 실제로 안은진은 지난해 인터뷰에서 "카메라와 호흡하는 게 어려웠다. 감정 연기를 할 때 풀샷에서 촬영할 때는 감정을 아끼는 게 좋다는 점 등 계산해야 될 부분이 많았다"라며 드라마에 출연한 초반 힘들었던 점에 대해 밝히기도 했는데요.

안은진의 걱정과 달리 그의 연기를 접한 시청자들은 다양한 분위기 가진 안은진의 매력에 반했습니다. 한 자동차 광고에 등장해 선보인 능청스러운 연기 역시 그의 귀여운 매력 중 하나였지요.

무엇보다 배우 안은진을 각인시키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를 통해서가 아닌가 싶은데요. 해당 작품에서 안은진은 연기력 갑으로 불리는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빙의'에 이어 또 한 번 순경 역을 맡아 열연했는데, 당시 연기에 대해 안은진은 보이스피싱을 당한 엄마 덕이라며 특별한 연기비결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타지옥' 촬영에 들어갈 즈음 어머니가 보이스피싱을 당했고 집에 순경이 출동해 조사하는 모습을 본 것인데요. 피해자인 안은진의 가족들은 어쩔 줄 몰라 당황하며 말하는 데 반해 그 순간에도 다소 태평한 듯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순경의 모습을 보고 "아, 이런 식으로 하면 되겠다"라고 깨달은 것이지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연기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는 안은진은 이후 드라마 '검사내전'과 '킹덤2'에서도 열연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2020년 데뷔 3년 차에 만난 드라마 '슬기로운의사생활'에서 안은진은 인생캐릭터를 만난 듯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선보이고 있습니다. 과한 메이크업과 투머치 패션 감각은 의전원 출신의 패알못 캐릭터를 귀엽게 반영한데다 남다른 친화력으로 늘 시선을 집중시키는 큰 목소리는 짝사랑하는 석형 앞에만 서면 맥을 못쓰면서 짠내를 유발하지요.

목소리만 컸지 실속은 없는 곰탱이 추민하 역을 사랑스럽게 그려내고 있는 안은진. 데뷔 3년 차에 벌써 10개 작품의 필모를 쌓은 그는 "주연으로서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표현해야 하는 것을 다 해보고 싶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주연보다 바쁜 조연'이라는 수식어가 아니라 작품을 이끌어가는 주연으로 그를 만날 날도 머지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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