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디 피해서 알바하던 골프선수가 복귀하자마자 실검 장악한 이유

지난 14일 오랜만에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뜻밖의 인물이 있습니다. 연예인보다 더 연예인 같은 비주얼로 사진기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한 이는 바로 골프선수 유현주 프로이지요. 광고의 한 장면 같은 사진 속 유현주 프로는 놀랍게도 실제 경기 중인 모습입니다.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 제42회 KLPGA  선수권대회에 참가해 약 9개월 만에 1부 투어에 나선 것인데요. 복귀하자마자 실검을 장악한 유현주 프로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볼까요?

초등학교 때부터 달리기든 뭐든 운동만큼은 항상 1등을 놓치지 않았다는 유현주 선수의 어린 시절 꿈은 정작 운동선수가 아닌 미술이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전국 대회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미술에 재능을 보인 유현주는 지금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싶을 때 인물 스케치를 하곤 하지요.

다만 아버지의 권유로 접한 골프에 재미를 느끼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레슨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골프에만 매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18살 유현주는 한 해 동안 세미프로부터 KLPGA 입회, 1부 투어 입성을 모두 이뤄냈습니다. 시드전 본선에서는 전체 3위로 1부 투어에 입성하면서 루키 유현주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컸지요.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입성한 프로 무대는 녹록지 않았습니다. 유현주는 2012년 프로 데뷔 첫해에 16개 대회에서 8번 컷 탈락했고 상금 순위 73위에 그쳤습니다. 결국 2013년 2부 투어로 내려간 유현주는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고 2014년에는 아예 골프를 그만 둘 마음으로 한동안 잔디를 밟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유현주는 각종 인터뷰를 통해 "솔직히 중, 고등학생 때까지 부모님한테 인정받고 싶은 마음으로 골프를 했다. 그러다가 프로 첫해에 스스로 보잘것없게 느껴졌고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았다"라며 당시 골프와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골프를 하는 동안 연습 시간이나 방법 등 모든 부분을 부모님이 직접 관리했다는 유현주는 프로 데뷔 직후 슬럼프를 겪으면서 '나에게 골프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고민에 빠진 것인데요. 한국 여자골프만의 '골프대디'문화가 선수 기량 향상에는 긍정적 측면으로 작용하지만 선수와 부모 사이 갈등이나 선수의 심리적 어려움에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유현주 역시 비슷한 과정을 겪은 것입니다.

"골프를 하지 않는 동안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연습장에서 레슨 하면서 돈을 벌었다"라는 유현주는 골프를 쉬는 동안 오히려 골프에 대한 의지가 강해졌습니다. 심리 상담까지 받으면서 내린 결론은 부모님에게 의존적인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스스로 개척해서 골프로 성장하자는 결심이었지요.

실제로 21살이 되던 해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서 혼자 살기 시작한 유현주는 2016년 투어를 다시 시작하면서 로드매니저 없이 운전까지 직접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전보다 훨씬 즐거운 마음으로 골프에 임했습니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겠다는 마음이 아니라 스스로 만족하는 방향을 찾아 나선 유현주는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도 더 이상 골프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또 자신감 있고 여유로운 태도 덕분인지 유현주는 2017년부터 SNS 사진과 화보 등을 통해 '미모 골프선수'로 통하면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대해 유현주는 최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자로서 '예쁘다', '섹시하다'라는 말을 듣는 건 최고의 칭찬이지 않나. 관심을 많이 가져주니까 당연히 힘이 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몸에 대해 "100점 만점에 120점이다. 아빠한테 받은 뼈대, 엄마의 볼륨감까지 좋은 DNA를 물려받았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요.

어린 시절에는 너무 말라서 걱정이었다는 유현주는 골프를 시작하면서 아빠가 팔굽혀펴기를 매일 시켰고 처음에는 5회 겨우 하던 것이 나중에는 300회까지 늘어날 정도로 근육이 붙으면서 탄탄한 몸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지금 유현주는 대부분 마른 몸인 여자 연예인들과는 상반되는 건강미 넘치는 매력으로 대중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JLPGA 데뷔 당시에는 일본 언론에서도 "차세대 섹시 퀸 유현주가 일본 투어에 데뷔한다"라며 다소 자극적인 제목을 내세우며 유현주에 대해 주목했는데요. 해당 기사를 보도한 닛캇스포츠는 "영화배우 같은 아름다움과 실력도 겸비하고 있어, 이보미에 이어 인기 프로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집중 보도했습니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 때문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다는 유현주는 지난해 말 시드전에서 35위에 올라 올해 25개 이상 대회에 나설 수 있는 조건부 시드를 확보했습니다. 고대하던 1부 투어 복귀의 기회를 얻은 유현주는 시드전이 끝난 뒤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훈련에 집중했지요.

그리고 투어 복귀를 코앞에 두고 지난 1월 태국과 싱가포르 등지로 여행을 떠나 짧은 휴식을 취하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SNS를 통해 공개한 여행 사진에서 유현주는 그 어느 때보다 여유롭고 담담한 표정으로 복귀에 자신감을 드러냈지요.

싱가포르 여행자라면 빼놓을 수 없는 마리나베이샌즈 인증샷에서도 화려한 배경보다 건강미 넘치는 유현주의 몸이 눈길을 끕니다. 훈련으로 다져진 자타공인 120점짜리 몸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고 당당히 북귀에 나선 유현주는 언론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에도 부담보다 자신감으로 나섰습니다. 14일 1라운드가 끝난 직후 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유현주는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전지훈련 가서 쇼트게임이나 퍼팅 쪽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1라운드에서 생각보다 노력한 성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라면서도 "한꺼번에 너무 많은 계단을 점프하긴 어렵다고 생각한다"라며 차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전했습니다.

1라운드 부진한 성적에도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를 믿은 결과 유현주는 15일 오늘 비 오는 어려운 상황에도 6언더를 몰아치며 좋은 경기를 펼쳤습니다. 평소 '실력보다 외모로 주목받는 선수', '경기보다 다른 것에 더 신경 쓰는 골퍼'라는 선입견에도 "퍼포먼스와 스타성을 함께 갖춘 미셸 위를 닮고 싶다"라며 자신만의 길을 이어가고 있는 유현주의 모습이 그 어느 때보다도 빛나 보이는데요. 앞으로 실력과 스타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유현주 프로의 행보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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