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보다는 소설이라고? 국내 소설원작으로 호평받은 영화들

소설 원작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의 평가 대부분은 "소설이 낫다"입니다. 자신의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소설의 매력이 워낙 높아서일까요? 실제로 50만부 이상이 팔린 정유정의 소설 '7년의 밤'은 장동건과 류승룡이라는 거물급 캐스팅으로 큰 화제가 되었지만 손익분기점조차 넘기지 못하고 처참한 흥행실패를 맛보기도 했지요.

반면 소설원작과는 또다른 재미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작품들도 있는데요. 원작의 흥미로운 스토리를 살리면서도 집중력있는 구성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작품들을 만나볼까요.


소설에 없던 OST가 살린 애절함
국화꽃 향기

올해로 10주기를 맡은 故 장진영의 대표작이기도 한 영화 '국화꽃향기'는 앞서 2002년 출간된 이하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인데요. 2003년 2월 개봉해 약 27만 관객이 보고 막을 내렸지만 지금까지도 가을이 되면 다시보고 싶은 영화로 회자되곤 합니다.

소설 속 지고지순한 두 남녀의 열렬한 사랑 이야기는 영화에서 배우 박해일과 장진영의 애절한 감정 연기를 만나며 한층 더 애절하게 변신했는데요. 더불어 성시경이 부른 삽입곡 '희재' 역시 소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매력이지요.


손예진이라면 일처다부제도 가능?
아내가 결혼했다

일처다부제라는 파격적인 설정은 소설은 물론 영화에서도 상상력을 펼치기 좋은 소재가 되었습니다. 2006년 출간된 박현욱의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는 결혼에 대한 기존 통념을 무너뜨리는 발칙한 상상으로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두 남자를 똑같이 사랑해서 이중결혼생활을 하겠다는 여자를 받아들이는 남자 주인공의 모습은 많은 남성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지요.

다만 2008년 영화로 재탄생한 '아내가 결혼했다' 속 여주인공이 손예진으로 등장하자 이야기는 다소 달라졌는데요. 예쁜데 착하고 요리도 잘하는 손예진이라니 이중결혼 생활을 하는 故 김주혁의 모습이 왠지 이해되기도 했지요.


국내 최고 고발 영화
도가니

2011년 영화 한 편이 몰고온 폭풍은 꽤 컸습니다.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재구성한 이야기는 사실이라기엔 너무도 처참했는데요.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에 걸쳐 벌어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도가니'입니다. '도가니'는 앞서 포털사이트 다음의 '문학속세상'에 작가 공지영이 연재하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는데요.

이후 영화 '도가니'로 만들어져 영화의 흥행과 함께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고 실제로 해당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이루어져 해당 학교는 2012년 폐교되었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보여준 영화 '도가니'는 국내 최초의 고발 영화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더불어 작품 속에서 열연한 아역 배우들이 큰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국어쌤이 사랑하는 영화
완득이

중학교 국어 선생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완득이' 역시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2008년 김려령 작가가 출간한 청소년 소설 '완득이'는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회 창비청소년분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는데요. 현재 다수 출판사의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는 등 청소년들이 읽어야 할 필독도서로 꼽히고 있습니다.

소설이 워낙 흥행한 덕에 '완득이'가 영화화된다는 소식에 기대보다 걱정을 품는 이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인데요. 10대 문제아가 은인인 선생님을 만나 가족의 가치를 깨닫는 다는 줄거리는 자칫 촌스러운 신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지요. 이러한 염려를 보란듯이 배우 김윤석과 유아인은 강약을 잘 조절한 완벽한 연기로 세련된 영화를 완성했는데요.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중학생들에게 영화 '완득이'는 좋은 교육용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상상이 현실이 되다
은교

영화 '은교'는 개봉후 관객의 평가가 극으로 갈렸던 작품 중 하나인데요. 소설 속에서 상상으로만 펼쳐진 세상을 영화의 영상으로 구체화하다보니 다소 어색한 장면들이 연출되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실제로 '은교'는 소설 속 스토리상 70대 노인인 남자 주인공이 다시 젊어지는 상상을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때문에 배우 박해일은 70대 노인과 20대 청년을 동시에 연기해야 했고 배우의 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으나 70대 노인이라기에는 너무 젊고 탱탱한 피부가 문제였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해일의 디테일한 연기와 당시 신인이었던 김고은의 매력적인 모습은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소설의 논란, 영화로 잠재울까
82년생 김지영

배우 공유와 정유미는 영화 '도가니'에 이어 다시한번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에서 재회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두 사람이 선택한 '82년생 김지영'은 소설 출간 당시부터 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양분된 평가를 받아왔는데요. 실제로 책을 읽었다고 SNS를 통해 인증샷을 올린 연예인이 일부 네티즌들에게 비난받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지요.

조남주 작가가 소설을 통해 실제로 전하고자 한 바가 무엇이었는지 단정할 수는 없으나 소설에서 그린 82년생 김지영의 일생이 지금 한국을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을 대변할 만한 인물임에는 틀림없는데요. 배우 공유 역시 "처음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어머니가 생각났다"라고 한 만큼 성별을 불문하고 여동생, 어머니 등 가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편안하게 재탄생하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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