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에서 "촌스럽다" 막말들은 신인 여배우가 주연 캐스팅된 비결

신인시절 배우들의 오디션 경험담은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우 이엘은 "너는 에로틱 스릴러나 해야겠다"라는 막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고, 배우 박성웅은 "너네 회사는 건달만 키우냐"라는 말을 듣고도 회사 입장을 생각해 참고 나왔다고 밝혔지요.

갓 소속사와 계약하고 드라마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신인 여배우 역시 황당한 폭언을 들었습니다. 오디션에 참가하고 며칠이 지나 해당 드라마의 캐스팅 디렉터에게서 전화를 받았는데, "오디션을 본 몇십 명 중에 제일 못생기고 촌스럽다"라며 "앞으로 드라마 오디션 보러 오지 마라"라는 막말을 들은 것.

7~8장 분량의 대본을 준비해두고도 외모 때문에 제대로 실력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오디션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이 서러웠다는 주인공은 배우 강한나입니다. 사실 강한나는 오랜 시간 다른 분야의 꿈을 꾸다가 뒤늦게 배우에 길에 들어선 케이스인데요.

어머니의 권유로 5살 무렵 시작한 발레를 중2까지 이어오면서 세계적인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신체적 한계를 느껴 그만두었습니다. 당시에 대해 강한나는 "발레를 하려면 유연하고 골반도 벌어져 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연습해도 실력이 늘지 않아 그만뒀다"면서 최선을 다했기에 미련이 남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후 대학입시를 앞두고 연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강한나는 중앙대 연극학과에 진학한 후 본격 연기 경험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마지막 귀갓길'을 시작으로 많은 독립영화에 출연하면서 연기의 매력에 푹 빠졌지요. 다만 당시 강한나는 배우가 되겠다는 목표보다는 연기를 사랑하는 만큼 더 공부하겠다는 욕심이 컸는데요. 때문에 학사 졸업 이후 동대학 대학원에 진학해서 교육자의 길을 걷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눈에 띄는 미모와 연기에 대한 열정까지 갖춘 강한나에게 배우의 길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방향이었고 20대 중반에 들어선 강한나는 영화 '롤러코스터', '친구2' 등을 통해 본격 연기자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특히 영화 '친구2'의 곽경택 감독은 강한나가 오디션 초반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강한나가 오디션을 보러 왔는데, 전혀 마음에 안 들게 화장을 하고 왔더라. 얼굴은 수수하고 예쁜데 자기 매력을 하나도 안 보이게 세게 화장을 하고 와서 '다시 가서 화장 새로 하고 와라'라고 말했고 차후 다시 만나서 그때 캐스팅을 결심하게 되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강한나에 대해 "그 배우는 진짜 꾸밀 줄도 모르고 참 수수하다. 원래 배우를 하려는 친구가 아니라 공부를 더해서 교수 쪽으로 가려던 친구다. 워낙 평소에 잘 안 꾸미고 다니고 평범해서 레드 카펫에서 또 다른 모습에 놀랐다"라고 애정을 드러냈지요.

본인의 본래 스타일을 버리고 레드카펫 위에서 파격적인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한 강한나는 작품 선택에 있어서도 거침없었습니다. 첫 주연을 맡은 장편 상업영화에서 높은 수위의 노출과 베드신을 감수한 것인데요. 영화 '순수의 시대'에서 남성 출연자 3명과 베드신을 촬영한 강한나는 "노출을 위한 노출이라면 절대 못하겠지만 이야기를 위한 노출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라며 소신을 밝혔습니다.

더불어 "베드신이 부담이 안될 수는 없다"면서도 안상훈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촬영한 덕분에 드라마적으로 잘 풀어낼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는데, 안상훈 감독 역시 배우 강한나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안 감독은 오디션을 통해 강한나와 처음 만난 자리를 회상하면서 "시나리오를 보고 와서 캐릭터 얘기를 하는데 고민의 깊이가 남다른 분석력을 보였다"면서 신인답지 않은 깊이와 내공이 있는 안정적인 연기력과 무용을 했던 경험을 캐스팅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국판 색계'의 여주인공으로 불리며 단번에 주목받는 배우의 반열에 오른 강한나는 이후 드라마 '달의연인-보보경심려', '아는와이프', '60일, 지정생존자' 등에 출연하면서 꾸준히 필모를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또 예능 프로에도 자주 출연하면서 보다 친근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지요.

한편 강한나는 노출 드레스와 19금 영화 등 자신을 따라다니는 연관검색어에 대해 "후회 없다"라며 당당한 소신을 전했습니다. "평생 연기를 할 텐데,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면 그런 이미지는 차차 잊히리라 생각한다"라며 확신에 찬 태도를 보인 것.

'평생 연기할 것'이라는 말이야말로 배우로서의 열정과 포부를 드러낸 가장 확실한 답변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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